영화 벌새는 2019년 개봉한 한국영화이다. 학구열의 상징적인 도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그 속에서 주인공 '은희'가 자신만의 세계와 주변인과의 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이야기이다. 국제 영화제 포함 59개의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감독은 <리코더 시험>이라는 단편영화를 제작했던 김보라 감독이다.
영화 <벌새> 배경과 주요 인물
영화 벌새는 1994년을 배경으로 한다. 1994년은 성수대교 붕괴가 일어난 해이다. 감독은 성수대교붕괴라는 사건이 '은희'가 맺어온 관계의 붕괴를 의미하기도 하고 사회적 참사가 일어났을 때 어떤 식으로 삶을 헤쳐 나가는지 보여주고자 했다고 한다. 1994년 당시를 재현하는 소품과 음악, 콜라텍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벌새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새로 1초에 80~90번을 날갯짓한다고 한다. 벌새는 강한 생명력을 상징한다. 주로 혼자 생활하며 용감하고 겁이 없다고 한다. 은희는 벌새의 날갯짓처럼 사랑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영화 속 주요 인물은 다음과 같다. 주인공인 은희(박지후)는 공부는 관심 없고 그림 그리기와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영지(김새벽)는 한문선생으로 은희의 정신적인 성숙을 돕는 인물이다. 은희아빠(정인기)와 은희엄마(이승연)는 떡집을 운영하며 딸들에게는 무관심하다. 오빠대훈(손상연)은 공부는 잘하지만 은희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친구지숙(박서윤)은 은희 단짝친구로 서로 의지가 되는 인물이다. 언니수희(박수연), 후배유리(설혜인)가 등장한다.
14살 소녀 '은희'의 보편적이고 찬란한 이야기
'은희'가 사는 곳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아파트이다. 학구열의 상징이자 우수한 인재들의 중심지인 대치동. 학교 선생님은 명문인 서울대학교를 가야 한다는 구호를 외친다. 모두가 서울대를 가기 위해 미친 듯 달려가는 학교.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부모들의 직업, 학력 수준, 성적으로 그룹을 나눈다. 그러나 그런 분위기에서도 은희는 공부에 관심이 없다. 만화를 그리고 친구인 지숙과 노래방 가는 것을 좋아하는 은희. 아빠는 그런 은희를 부끄럽게 여긴다. 은희오빠 대훈은 명문외국어고등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있다. 대훈은 사소한 이유로 은희에게 폭력을 휘두른다. 그런 대훈에게 은희는 반항조차 못한다. 은희언니 수희는 강북고등학교에 다닌다. 강남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강북고등학교를 다니는 수희 역시 아빠한테는 창피한 딸이다.
어느 날 은희는 귀밑에 자란 혹을 수술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한다. 입원해 있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친절과 배려가 낯설지만 따뜻한 온정을 느낀다. 퇴원 후 여느 때처럼 지숙과 함께 한문학원으로 향한다. 그런데 한문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바뀌어 있다. 바뀐 선생이 바로 영지다. 영지는 부조리한 현실을 이야기하는 은희에게 세상에는 말이 안 되는 일 투성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폭력에 맞서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은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이해할 수 없고 이상한 세상이다. 은희는 영지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성장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뉴스속보로 뜬 '성수대교 붕괴' 그리고 영지의 죽음... 은희를 둘러싼 친구와 후배, 남자친구와의 갈등과 이별등. 은희를 둘러싼 세계가 무너지는데.. 너무나 보편적이지만 찬란했던 14살 은희의 이야기 <벌새>의 줄거리이다.
<벌새>를 보고 느낀 점
누구나 겪었던 14살 중학교 2학년의 은희. 학교라는 좁은 세계와 대학교 진학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했던 나의 중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영화는 자식의 서울대입학이 삶의 전부인양 생각하는 이상한 어른들과 재개발로 쫓겨나는 사람들. 서로 폭력을 휘두르고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사람들, 성수대교 붕괴라는 사회적 재난과 같은 어두운 소재가 넘치지만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은희와 친구 지숙, 후배유리의 재기 발랄한 대사와 세상을 다 알고 있다는 태도에 살짝 웃음이 나서 그렇게 느낀 것 같다. 그리고 1994년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인 '칵테일 사랑'과 '사랑은 유리 같은 것' 같은 당시 인기가요들이 적절하게 상황과 어우러져 추억에 젖게 만들었다. 강한 모습의 아빠와 오빠가 눈물 흘리는 장면에서 은희가 느끼는 어색함은 내가 느끼는 아빠에 대한 감정과 닮아있었다. 이제는 그 어색함조차 익숙해졌지만. 한문선생인 영지가 부른 '잘린 손가락'이라는 민중가요는 은희가 앞으로 마주하게 될 넓은 세계에 부조리함을 예견하는듯했다. 은희는 영지의 가르침대로 폭력과 부당함에 맞설 수 있을까? 성장우선주의로 가득한 세상에서 영지와 같은 어른을 많이 만나길 바라본다. 은희를 통해 다양한 감정을 느껴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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