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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영화 리뷰

영화 세자매, 숨겨진 상처의 매듭을 푸는 이야기

by 행복한유목민 2023. 2. 22.

 

 

영화 세자매 포스터

 

2021년에 개봉한 한국영화로 가정폭력과 학대를 경험한 세 자매의 이야기이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그녀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숨겨진 상처의 매듭을 푸는 이야기이다. 보편적 소재인 가족을 소재로 다루고 있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영화다.

 

출연진과 캐릭터 소개

희숙(김선영)은 세 자매 중 첫째이다. 고통을 속으로 감내하는 인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웃는 현실회피형 인물이다. 항상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소심한 인물이다. 모두가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한다. 둘째인 미연(문소리)은 완벽한 척하지만 위선적인 인물이다. 그녀는 대외적으로 완벽하게 보이는 삶을 살고 있다. 셋째인 미옥(장윤주)은 천방지축 골칫덩어리이다. 항상 취해 있는 그녀는 직설적이고 거침이 없는 행동과 말로 주위를 힘들게 한다. 동욱(조한철)은 미연의 남편이고 직업은 대학교수다. 밖에서는 한없이 자상한 남편인척 하지만 실제로는 외도를 하고 있다. 상준(현봉식)은 미옥의 남편으로 야채가게를 운영하면서 알코올의존증인 아내를 잘 챙겨주는 착한 인물이다. 

 

세 자매의 숨겨진 가족이야기

첫째인 희숙은 화원을 운영 중이다. 희숙의 남편은 그녀를 무시하며 언어적인 학대를 일삼고 돈을 빼앗아간다. 그로 인해 희숙은 엄마와 동생들에게 돈을 빌려 살아간다. 그녀는 버릇없는 딸과 가정에 무책임한 남편에게도 말 한마디 못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감정을 억누른 채 살아간다. 남편의 말과 행동이 그녀에게 수치심을 주어도 화내지 않고 웃는다. 그리고 항상 괜찮다고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힘으로써 꾹꾹 눌러놓은 감정을 해소한다.

 

둘째인 미연은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성가대를 지휘하며 봉사도 열심히 하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살고 있다. 그녀는 경제적인 안정과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남편의 외도조차 모른 채 하며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며 살아간다. 미연은 아이들에게 기도하도록 강요하고 윽박지르지만 그것이 정서적 학대인지는 알지 못한다. 그녀의 유일한 안식처는 교회다.

 

셋째인 미옥은 글을 쓰는 작가다. 그녀는 알코올에 의존해서 살아가고 항상 헝클어진 머리와 복잡한 패턴의 옷차림을 하고 있다. 미옥은 종종 술에 취한 채 둘째 언니인 미연에게 전화해서 말한다. 그녀 자신을 쓰레기라고 하며 감정적 학대를 하며 살아간다. 아들이 있는 이혼남과 결혼한 그녀는 엄마의 역할을 하고 싶어 하지만 사소한 감정표현 하나도 서툴다.

 

이렇게 각자의 방식대로 삶을 이어나가던 세 자매가 아버지의 생일을 계기로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아버지 생일을 축하하며 모인 식당에서 정신적 장애를 가진 남동생이 아버지를 향해 소변을 누게 되었다. 그리고 희숙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이 알려진다. 곧이어 기억 속에 쌓여있던 감정들이 하나씩 폭발하게 된다. 상처를 극복하고 어른으로서 살아가는 세 자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영화를 꼭 보기 바란다.

 

익숙하지만 익숙해지지 않는 이야기

말로는 사랑과 헌신을 이야기하지만 욕심과 탐욕이 가득한 위선적인 인물인 미연은 우리 이웃이기도 하고 그리고 때로는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면서 너무나 익숙하지만 불편한 감정을 느꼈다. 해소하지 못한 감정에 갇혀 그 감정을 자신의 아이들이나 가까운 사람에게 투사하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 씁쓸했다. 세 자매 중 첫째인 희숙은 감정을 누르며 현실을 회피하고, 둘째 미연은 위선을 떨며 자신의 감정을 아이들에게 투사하고, 셋째 미옥은 알코올에 의존해 감정을 발산하는 모습들이 너무나 익숙하다. 가정학대를 알면서도 방치한 동네 어른들의 모습에서 비겁함과 무신경함을 느꼈다.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도 있고 지독한 가해자도 될 수 있는 가족의 이야기. 지금도 어딘가에 있을 어린 희숙, 미연, 미옥이를 발견한다면 얘기해줘야 한다. 너희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잘못은 학대한 어른들한테 있는 거라고. 영화 속 희숙의 딸이 한 말이 마음에 꽂혔다. ''사과해! 사과하라고! 왜 어른이 사과를 못하는데?''. 가슴이 먹먹해지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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