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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영화 리뷰

영화 이장(Move The Grave), 가부장제에 작별을 고한다

by 행복한유목민 2023. 3. 26.

 

영화-이장-포스터

 

영화 이장(Move The Grave)은 2020년에 개봉한 한국영화다. 아빠의 분묘이장을 위해 모인 다섯 남매가 묵은 감정들을 쏟아내면서 가부장제에 작별을 고하는 이야기이다. 정승오 감독의 작품으로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CGV아트하우스 창작지원상을 수상했다.

 

탄탄한 실력의 배우들

혜영(장리우)은 다섯 남매 중 첫째로 아들을 홀로 키우며 일하는 싱글맘이다. 금옥(이선희)은 둘째로 돈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금희(공민정)는 셋째로 결혼을 준비 중이다. 혜연(윤금선아)은 넷째로 화가 나면 아무도 못 말리며 거침없는 성격이다. 승락(곽민규)은 다섯 남매 중 유일한 남자로 막내이다. 소심하고 지질한 캐릭터다. 동민(강민준)은 혜영의 아들이다. 윤화(송희준)는 승락의 전 여자친구이다. 관택(유순웅)은 다섯 남매의 큰아버지이다. 옥남(강선숙)은 큰어머니 역할이다.

 

분묘 이장을 위해 모이는 다섯 남매

혜영은 아들 동민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때문에 육아휴직을 신청한다. 그러나 회사는 휴직 후 퇴사를 종용한다. 아들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 혜영. 금옥은 남편의 외도를 알고 있지만 이혼을 하지 못한다. 돈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금옥은 남편 외도의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금희는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남자친구의 무능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혜연은 대학교에 성폭력을 규탄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이렇게 각자의 생활과 고민으로 바쁜 네 자매가 아빠의 분묘 이장을 위해 모이게 된다.

 

가족공원조성사업으로 인해 아빠의 분묘를 이장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은 네 자매 혜영, 금옥, 금희, 혜연은 아빠의 묘가 있는 큰아버지집으로 가게 된다. 섬에 살고 있는 큰아버지집을 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고 가야 한다. 혜영의 아들 동민도 동행한다. 큰아버지집에 도착한 네 자매와 동민. 큰아버지는 승락이 보이지 않자 화를 낸다.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큰아버지는 분묘를 이전할 때에는 꼭 아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이 승락을 찾아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네 자매. 그러나 네 자매 중 누구도 승락의 거처를 알지 못한다. 사실 오래전에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승락의 SNS를 보고 찾아낸 전 여자친구에게 SNS으로 동생의 집주소를 알아낸다. 승락의 집 앞에 모인 네 자매와 전 여자친구 윤화. 승락은 문을 열어주지 않고 버티고 화가 난 혜영은 유리창을 부순다. 그렇게 다 모인 다섯 남매와 승락의 전 여자친구 윤화. 그리고 윤화의 임신소식을 알게 된다. 설상가상 혜영의 아들 동민까지 사라졌다는 전화를 받게 되는데...

 

분묘이장은 할 수 있을까? 승락과 윤화는 어떻게 될까? 네 자매와 큰아버지의 가부장적 사고방식은 어떻게 부딪혀서 결별을 하게 될까? 아직도 가정 내에 남아있는 가부장적 잔재들과 그것에 저항하는 여성들의 이야기. 영화 <이장> (Move The Grave)을 통해 만나보길 권한다.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

영화 <이장> (Move The Grave)은 정승오 감독의 어릴 적 경험이 들어가 있다고 한다. 제사를 지낼 때 고모와 누나는 절을 하지 않고 음식만 하는 것을 보고 추모의식에서조차도 차별이 존재한다고 느꼈다고 한다. 가족 내에 존재하는 차별의 정체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작품이라고 한다. 정승오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 과정에서 가족 내의 차별이 사회적인 차별로 이어지는 근본적인 이유가 '남성 중심적인 가부장제'에서 시작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빠의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아빠와 이별하고, 나아가 가부장제와 이별하는 이야기를 구성했다고 한다.

 

국내. 외 영화제의 평가

영화 <이장> (Move The Grave)은 국내.외 영화제의 폭발적 관심을 받았다.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 바르샤바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작품 최초로 넷팩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이외에도 제8회 바스타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대상, 제7회 인천독립영화제 관객상, 제56회 금마장영화제 공식 초청, 제18회 뉴욕아시안영화제 초청, 제14회 파리한국영화제 초청, 제18회 피렌체한국영화제 초청 등 수많은 영화제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또한 아시아 영화 전문 매체인 AMP(Asian Movie Pulse)에서 올해의 아시아 영화 TOP25에도 선정되었다.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배우들의 합이 돋보이는 코믹한 가족드라마. 삼대독자 뺨 때리는 시원한 네 자매 캐미", "한국의 고레에다. 그들 각자만의 시선과 이야기들을 잘 보여주는 앙상블 로드무비"라며 극찬 세례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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